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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교 절벽" 위기를 보며... 한국은 정말 괜찮은가?

by fastcho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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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교 절벽" 위기를 보며... 한국은 정말 괜찮은가?

'고교 절벽'라는 일본식 표현이 있습니다. 이게 뭔가 하면, 일본에서 초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서 교육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특히 요즘 디지털 교육 분야에서 이 '절벽'가 확 도드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닛케이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 정말 흥미로운데,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한국도 똑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본의 디지털 교육

일본의 상황을 먼저 봅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일본은 정말 과감한 결정을 했어요. 1인 1대 태블릿을 공비로 모든 초중학생에게 지급한 겁니다. 세계적으로 정말 드문 결정이었죠. 초등학교 학생들은 열심히 태블릿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가면 어떻게 되냐고요? 음... 쓰지 않습니다.

기후(기후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세요. 2026년부터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태블릿을 구매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 비용이 6만~10만 엔(약 60만~100만 원). 너무 비싸니까 무려 3만 5천 명이 서명 운동까지 했습니다. 보호자들이 반발한 거죠.

일본의 교육부(문부과학성) 간부도 인정하는 상황입니다. "고등학교의 디지털 전환(DX)이 뒤쳐져 있다. 이게 초중고 일관된 디지털 교육의 '끊어진 지점'이 되고 있다"고 했어요. 실제로 조사를 보면 고등학생의 태블릿 사용률은 초등학교보다 한참 낮습니다. 주 3~5일 쓰는 학생이 45%인데, 초등학교는 55%예요. 반대로 "월 3일 이하"라는 답변도 고등학생이 27%, 초등학생이 14%로 무려 2배 차이가 납니다.

더 황당한 건 뭐냐면, 일본 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은 하루 6시간 이상 쓴다는 거예요. 근데 학교 태블릿은 안 써요. 유튜브로 영상 보고, SNS 하는 데만 쓰고 있다는 거죠. 이건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는 뜻입니다.

생성AI 시대, "코딩"의 의미가 바뀌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것 하나 더 있어요. 일본 학자들이 최근 들어 "프로그래밍 교육을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왜냐면, 생성AI가 등장한 이후로는 코딩이 그전 같지 않기 때문이에요. 옛날엔 프로그래밍 스킬을 배우는 게 미래의 필수 능력이라고 생각했잖아요. 그런데 ChatGPT 같은 생성AI에 "이런 앱 만들어줘"라고 명령하면 뚝딱 만들어집니다. 코딩을 한 번도 안 해봤어도요.

그러면 일본의 교육자들이 뭘 해야 한다고 주장하냐면, "학미의 작품화(学びの作品化)"라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배운 내용을 프로그래밍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 표현해내는 활동이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코딩 문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경험 자체에 초점을 맞추자는 거죠.

광도 대학의 미야지마 이에 교수(디지털 교육 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생성AI 시대에 필요한 건 '가치 판단을 수반한 의사결정 능력'과 생성AI의 결과물이 자기한테 '아름다운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라고요. 쉽게 말하면, AI가 뱉어낸 답이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게 맞나? 이게 좋은 건가? 이런 걸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는 거입니다.

1조 원대 투자, 그런데 뭘 할지는 모르겠다... 한국의 현실

자, 이제 한국 상황을 봅시다. 한국은 실제로 더 과감했어요. 1조 6,000억 원 이상을 디지털 기기 보급에 투자했습니다. 웬만한 중학교 학생들이 태블릿을 들고 다니고 있죠. 초중고 학생 528만 명 중에 329만 명이 디지털 기기를 받았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일본이 직면한 문제가 한국에도 이미 찾아왔다는 겁니다. 첫 번째, 태블릿 기기 비용 부담 문제.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공식적으로 아직 초중고 전 학년에 무상 지급을 하고 있지만, 사설 고등학교와 지역 간 편차가 심해요. 어떤 교육청은 5년 이상 무상수리를 해주는데, 어떤 데는 1년 이하예요.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학교마다 제각각인 거죠.

두 번째, "실제로 쓰나?" 문제. 2025년부터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정작 교사와 학생이 제대로 활용하고 있나 보니 글쎄요. 초등학교에서 SW 교육 이수를 마친 교사가 겨우 4.7%라고 합니다. 3,200여 개 중학교에 SW 관련 교사가 1,400명밖에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학생당 평균 0.3명만 담당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충격적인 건 이거예요. 한국도 고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거죠. 초등학교 때는 의무화된 SW 교육을 받지만, 고등학교 가면 수능 준비 때문에 탐구 학습이나 창의 활동은 뒷전이 됩니다. 시험 점수가 중요하니까요.

2040년 326만 명 인재 부족?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수치가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추계를 보면, 2040년에 AI나 로봇 관련 인재가 326만 명 부족할 거라고 예측했어요. 이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도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거죠.

흥미로운 건, 에스토니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거예요. 세계적인 디지털 선도국인 에스토니아가 미국의 OpenAI와 손잡고 9월부터 모든 고등학생이 생성AI가 탑재된 학습 앱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제야 "아, 디지털 교육을 개편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결국 "만들기"가 핵심인데...

일본의 교육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게 정말 심플합니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고 AI가 너무 똑똑해졌으니까, 그냥 학생들한테 "뭔가 만들어봐"라고 해야 한다는 거죠.

생성AI 시대에는:

  •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은 AI가 다 해줍니다.
  • 논리적 사고도 AI가 해줍니다.
  • 텍스트 쓰기도 AI가 해줍니다.

그럼 남은 건 뭐냐면,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경험입니다. 파라림픽을 주제로 작품을 만든 일본 학생의 사례를 보세요. 이 학생은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도록 멀티미디어 설명을 넣었대요. 이건 코딩 스킬이 아니라, 인간이 가져야 할 감정과 배려가 나타난 거 아닙니까.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한국이 지금 처한 상황을 보면 좀 아이러니합니다. 1조 원대를 투자해서 기기를 보급했는데, 정작 "이걸로 뭘 할지"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는 거죠.

일본은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학습 지도 요령(학습 지침)을 2030년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움직이고 있어요. 고등학교 개혁의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기기를 더 보급해야 한다"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해요.

가장 무서운 건 이미 우리 앞에 선례가 있다는 거예요. 일본의 "고교 崖" 위기를 보면서 "아, 우리도 조심해야겠다"고 배워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마지막 당부... 기기 사기만 하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해서, 교사 4.7%, 중학교 교사 학생당 0.3명이라는 통계는 정책 실패의 신호입니다. 이건 "우리가 충분히 준비 안 했다"는 뜻이거든요.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1. 교사 교육에 투자하세요. 기기보다 교사가 먼저예요.
  2. "뭘 만들게 할 건가"를 고민하세요. 학습 목표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3. 고등학교 교육 혁신에 진짜 힘을 쏟으세요. 초중고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에스토니아를 봐야 합니다. 우리가 1조 원 써서 기기 보급한다고 떠들 때, 그들은 이미 "생성AI 시대에 맞게 교육을 재설하고 있었어요.

일본도 지금 후회하고 있을 거예요. 초등학교 학생들한테 태블릿을 나눠줬는데, 정작 고등학교에서 활용할 철학이 없었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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