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짜 시골민박" 아레나가 돈 버는 법? 일본 아레나 혁명, 한국은 아직도 2010년대
요즘 일본 도쿄만 해도 가만히 좀 살펴보면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음악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들이 더 이상 그냥 "자리만 있으면 돈 버는" 단순한 비즈니스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거죠. 최근 닛케이가 보도한 내용을 보니까 일본의 대형 아레나 운영 회사들이 정말 똑똑하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겁니다.
좁혀든 몸으로 돈을 버는 일본식 발상
지금까지 한국의 아레나나 스타디움 운영자들이 주로 했던 일이 뭐냐면, 공간을 임대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였어요. 왠지 영화에 나오는 그 허름한 부동산 임대인 같은 거죠. 돈이 벌리긴 하는데 항상 부족하고, 인기 공연이 들어와야만 겨우 먹고사는 구조였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최근 일본 기업들이 깨달은 게 있어요. 공간만 팔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거죠.
미쓰이 부동산이라는 일본의 대형 부동산 그룹은 이미 작년 5월 "라라 아레나 도쿄 베이"라는 아레나를 개장했는데, 여기서 정말 똑똑한 짓을 했어요. 이 아레나 옆에 자신들이 운영하는 쇼핑몰 "라라포트"를 붙여놨거든요. 그리고 아이돌 공연을 할 때마다 아이돌 그룹과 협력해서 쇼핑몰에 아이돌 테마 꾸미기, 포토존, 기념품 가게까지 만들어버린 거예요. 결과가 뭐냐면, 아이돌 공연이 있는 날 옆 쇼핑몰의 방문객이 40% 증가했다는 거죠. 쩐다, 진짜.
이제 팬들은 공연 보러 갔다가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돈을 흘리고 가는 거예요. 공간 임대료만 받는 게 아니라 전체 생태계에서 수익을 뽑아내는 식으로 전환된 거죠.
NTT도코모가 깨달은 "유럽식 운영의 비밀"
요즘 일본에서 떠오르는 스타는 사실 도쿠모(NTT Docomo)라는 통신사거든요. "어? 통신사가 왜 콘서트홀을?"이라고 물어보실 텐데, 여기가 바로 일본식 다각화의 정수입니다. 도코모는 지난 2019년부터 아레나 운영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도쿄, 고베, 나고야 등 여러 도시에 자기네 아레나를 펼쳐놨어요. 그리고 이들이 가져온 게 바로 "네이밍라이츠"라는 유럽식 개념입니다.
일본은 어떻게 이게 돈이 되는지 깨달았느냐? 한국은... 아직도 모르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아레나를 짓고 티켓 팔고, 좌석료 받고 하면서 기본적인 수익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갔어요. "명명권"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회사가 아레나 이름에 돈을 주고 자기 이름을 붙이게 하는 거죠. 그 IG 증권이라는 회사가 나고야 아레나의 명명권을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할 만큼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구입했어요. 도쿄의 국립경기장도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이 5년에 100억 엔(약 1,000억 원대)에 사들였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상자 임대료" 시대
생각해보니까 한국도 공연장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 않나요? 서울아레나도 있고,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도 콘서트를 하고... 그런데 제가 보기엔 한국 아레나들은 아직도 일본에서 10년 전에 하던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유명한 공연만 잡아서 티켓 팔고, 수입이 들쑥날쑥한 모양이에요. 인기 아이돌 공연이 들어오는 날은 만석, 아닌 날은 텅텅 빈 채로 운영 비용만 나가는 그런 구조죠.
게다가 한국의 아레나 건설사들은 아직도 "상자 짓고 팔아라"는 옛날식 발상에서 못 빠져나온 것 같아요. 옆에 쇼핑몰을 붙일 생각도, 스폰서십을 하나의 주요 수익원으로 만들 생각도 없이, 그냥 공연 티켓과 콘센션(스넥, 음료 판매) 정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일본은 "도시 설계 전략"으로 가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는 부분은 여기예요. 일본의 미쓰비시지소 같은 대형 부동산 업체들은 아레나를 단순히 "돈 버는 상자"가 아니라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요코하마의 "피아 아레나 MM"은 연간 150만 명을 모아들이면서 동시에 주변의 호텔, 상업시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완전한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만들어냈어요.
도코모는 여기에 기술 요소까지 덧붙였어요. 5G 기반의 IOWN 같은 기술로 여러 도시의 공연장을 동시에 연결해서 공연 경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거죠. 또한 모바일 오더 앱까지 만들어서 관객들이 줄을 서지 않고 좌석에서 바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한국은 아직 여기까진 못 갔어요. 서울아레나도 지으려고 계획하고, 여기저기서 새로운 공연장을 만들려고 하긴 하는데, 운영 철학이 "더 많은 인기 공연을 잡아라"라는 식이에요. 경쟁이 심해지면 경기만 난무할 뿐이죠.
결론: 빈 박스는 돈이 아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느껴지는 게 뭐냐면, "공간만으로는 돈이 안 된다"는 거예요. 미쓰이부동산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했고, 도코모는 기술과 스폰서십으로 수익을 다각화했습니다. 명명권 하나만 해도 아레나의 연간 운영비를 훨씬 넘을 수 있다는 거죠. 한국도 언젠가는 이 단계로 올 것 같은데, 지금 새로 짓는 아레나들이 이 발상을 가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운영이 정말 힘들어질 것 같아요. 부동산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거, 그게 일본이 배운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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