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문 스크랩

일본의 "감세 살포식" 정책의 진짜 이유...한국과의 비교로 보이는 경제정책의 전략적 차이

by fastcho 2025. 11. 18.
반응형

일본의 "감세 살포식" 정책의 진짜 이유...한국과의 비교로 보이는 경제정책의 전략적 차이

高市早苗 총리가 이끌고 있는 일본의 새로운 세정 개혁이 주목받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감세에 1.5조 엔(약 15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겠다니, 이미 재정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의 행보로는 좀 의외다. 마치 환자가 약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겠다는 격이랄까. 그런데 이 정책, 한국 정부의 접근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고 있다. 일본과 한국, 둘 다 경기 부양이 필요하지만 전략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감세 선행" 전략...재정 규율은 나중 문제

일본의 세정 개혁은 일단 감세부터 시작한다. 휘발유와 경유의 임시 세율을 폐지하면 세수가 1.5조 엔 줄어든다. 이 정도면 도쿄 지하철을 2년에 3개 라인 신설할 수 있는 규모다. 더 재미있는 건 이 감세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건지가 아직도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우선 감세를 해버리고 나중에 재정 개혁으로 충당하자"는 식의 일종의 "선(先) 감세, 후(後) 재원 확보"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마치 "일단 깡통을 처본 뒤 나중에 돈을 벌겠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 기업의 정책 감세를 재검토하고 있다. 연구개발세제(2023년 감세액 9479억 엔)와 임금 인상 촉진세제(같은 해 7278억 엔)가 주요 칼을 댈 대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세제가 "기업의 성장 투자"라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즉, 기업 투자를 늘리려고 만든 감세를 다시 걷어서 생활비 감세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건데, 이게 과연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까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또 다른 감세 안도 추진 중이다. "과감한 투자 촉진세제"라는 신규 감세다.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쏟은 비용을 초년도에 전부 감가상각비로 처리하거나 법인세 부담을 경감하는 식의 정책인데, 이는 또 다시 세수를 깎아먹는다. 결국 일본 정부는 감세로 세수를 줄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감세를 추가하는 식의 이중 전략을 펴고 있다. 반창고를 붙이면서 동시에 상처를 더 내는 격이다.

국채 시장도 일본 정부의 이런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17일 신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73%로 올라갔다. 기업의 대규모 경제 대책에 따른 재정 악화를 경고하는 신호다. 일본의 국가 채무 비율이 이미 GDP 대비 250%를 넘어섰다는 걸 생각하면, 더 이상 돈을 펼 여유가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

한국 정부의 "재정 보수주의"...KDI의 경고

한국 정부의 접근은 완전히 다르다.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728조 원으로 편성했지만, 여전히 "재정 건전성"을 외치고 있다. 국가 채무 비율이 올해 49.1%에서 내년 51.6%로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방어 태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정부에 경고를 보냈다. "반복적인 경기 부양으로 인한 재정 적자의 만성화를 주의하라"는 것이다. KDI는 저성장 문제를 단순히 "나랏돈 풀기"로만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과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처럼 경직된 지출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는 한국 정부가 여전히 "개혁적 접근"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감세 정책의 방향도 일본과는 다르다. 2025년 세제개편안에서 한국 정부는 법인세율을 인상하고 증권거래세도 올렸다. 무려 35조 6천억 원이라는 순증세(純增稅)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감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일본의 "감세 공약 행진" vs 한국의 "보수적 재정 관리"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요약하면 이렇다.

일본: "감세로 경제를 부양하되, 재정 규율은 나중에 생각한다"

한국: "필요하면 쓰되, 동시에 증세로 재정 규율을 유지한다"

이 차이는 왜 생겼을까? 일본은 이미 "저성장의 30년"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재정을 풀어도 경기가 회복 안 되니까, 이제는 "일단 감세부터 해서 소비와 투자 심리를 되살리자"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 같다. 高市 정권이 강조하는 "성장 투자 촉진"도 결국 "다다익선 식 경제 자극"이다.

한국은 아직 위험 신호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국가 채무 비율이 50%에 도달했다고 해서 일본처럼 250%까지 가지는 말자는 심정 같다. 맞다. 이것도 일종의 "선제적 경고"다.

한국인에게 시사하는 점

당신이 투자자라면? 일본 정부의 저 "감세 후 재원 확보" 전략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채 수익률이 이미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건 시장이 일본 정부를 더 이상 무조건 신뢰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반면 한국은 아직 재정 여유가 있는 상황이니, 정부의 "보수적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국 국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당신이 기업인이라면? 일본의 "투자 촉진세제" 확충은 일본 기업들에겐 호재다. 단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법인세가 올라갔으니,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한국 정부의 "구조적 개혁" 의지를 평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

당신이 일반 소비자라면? 일본의 휘발유·경유 감세는 분명히 당신의 주머니를 넉넉하게 해줄 것 같다. 하지만 그 대가가 뒤에 올 수도 있다. 일본 정부의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결국 기업과 소비자의 금리 부담도 올라간다. 즉, "감세로 번 돈"을 "금리로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건, 일본의 "야심 찬 감세" 정책이 정말로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30년간의 저성장을 감세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일본은 결국 "재정 위기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반면 한국이 구조 개혁을 동반한 "현명한 재정 운용"을 한다면, 향후 10년 경제 성적표는 "일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일본의 야심 찬 감세 정책이 "경제 부양의 영약"이 될지, "재정 위기의 서곡"이 될지 지켜봐야 할 때다. 그리고 한국은 그 과정에서 "조용하지만 똑똑한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 전쟁에서 이기는 나라는 가장 크게 쓰는 나라가 아니라, 가장 똑똑하게 쓰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감세 정책도, 재정 정책도 결국 "타이밍"이다. 일본은 지금 그 타이밍을 잘못 잡은 건 아닐까. 적어도 시장은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