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글로벌 경제: AI 골드러시, 중동의 화약고, 그리고 당신의 전기요금
오프닝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여러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참 복잡합니다. 한쪽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디지털 유령을 잡겠다고 수천억, 아니 수조 달러를 태우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를 끌어안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죠. 그리고 그 모든 소란의 끝에는 조용히 우리 집 우편함에 꽂히는 무시무시한 고지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세 가지 이야기, 즉 디지털 유령을 쫓는 데 수십억 달러가 오가는 AI 골드러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중동의 화약고, 그리고 넷플릭스 구독료보다 비싸질지 모르는 전기요금의 비밀에 대해 속 시원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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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 골드러시: 엔비디아, 메타, 소프트뱅크의 조 단위 베팅
1.1. 서론: 새로운 전쟁의 서막
인공지능, AI. 이제는 뭐 그냥 ‘알파고’ 정도로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최근 AI 경쟁은 단순히 더 똑똑한 코드를 짜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AI를 실제로 돌리는 물리적인 인프라, 즉 반도체 칩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이 모든 것을 장악하기 위한 거대한 ‘쩐의 전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연일 터져 나오는 조 단위 인수합병과 라이선스 계약 소식을 톱기사로 다루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현재 기술 업계의 패권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경제 뉴스이기 때문입니다.
1.2. 세기의 거래들: 숫자로 보는 AI 패권 다툼
최근 시장을 뒤흔든 몇 가지 빅딜을 살펴보면 이 전쟁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엔비디아와 Groq의 200억 달러 라이선스 계약: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닙니다. AI 칩의 제왕 엔비디아가 골드러시에서 단순히 삽을 파는 수준을 넘어,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8조 원을 주고 삽에 대한 특허 자체를 사들이는 격입니다. Groq이라는 스타트업은 AI 연산의 특정 분야, 바로 ‘추론(inference)’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가졌죠. 이 추론이라는 건, 이미 훈련된 AI 모델이 자신의 지식을 사용해서 예측을 하거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단계를 말합니다. 즉, AI가 똑똑해지는 학습 단계가 아니라, 똑똑해진 AI가 실제로 일하는 단계인 거죠. 이 중요한 전장에서 Groq 스스로도 2026년 매출을 14억 달러로 예상할 만큼 잘나가고 있었는데, 엔비디아가 거액을 주고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한 겁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 확보가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를 돈으로 눌러버리는 행위, 즉 ‘AI 생태계의 교통정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메타의 싱가포르 스타트업 Manus 인수 (20억 달러 이상): 페이스북의 엄마 회사, 메타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의 AI 스타트업 Manus를 20억 달러, 약 2조 8천억 원 이상에 인수했습니다. 이 Manus라는 회사는 사용자의 복잡한 요구를 알아서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 기술의 강자입니다. 메타는 이 기술을 확보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새로운 전쟁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속셈이죠. 아시아의 유망주를 거액에 사들여 단숨에 기술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겁니다.
- 소프트뱅크의 DigitalBridge 인수 (40억 달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40억 달러, 약 5조 6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DigitalBridge는 데이터센터, 통신 타워 같은 디지털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입니다. AI가 똑똑해지려면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공간이 필요한데, 이게 바로 21세기의 ‘부동산’입니다. 소프트뱅크는 AI 시대의 땅과 건물을 장악해서 ‘디지털 건물주’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죠.
1.3. 분석: 미중 기술 전쟁의 새로운 국면
이 거대한 자본의 흐름은 결국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더 큰 판으로 연결됩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AI 모델, 첨단 칩, 글로벌 공급망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AI 구동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인프라 용량에서 앞서나가고 있죠. 즉, 미국이 AI의 ‘두뇌’를 쥐고 있다면, 중국은 AI의 ‘심장과 혈관’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구형 칩(H200)을 중국에 판매하도록 허용한 결정은 매우 흥미로운 ‘계산된 도박’입니다. 한 세대 뒤처진 칩을 팔아서 중국이 자체적인 최첨단 칩 개발을 등한시하게 만들고 미국 기술에 안주하게 만들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 있습니다. 마치 늙은 쿼터백 조 몬태나를 라이벌 팀에 넘겨주고 젊은 스티브 영에 집중했던 1993년의 49ers처럼 말이죠. 하지만 여기엔 엄청난 위험이 따릅니다. 이 결정이 의도와는 반대로,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에게 기술 격차를 더 빨리 좁힐 충분한 동력을 제공해 주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중 기술 전쟁은 이제 단순히 서로를 막는 것을 넘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복잡한 수 싸움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1.4. 한국 경제에 던지는 질문 (So What?)
자, 그럼 이 거대한 싸움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글로벌 AI 인프라 전쟁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메타 같은 거대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때, 우리는 과연 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어로 남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들이 짜놓은 판에서 부품이나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위험은 없을까요? 이건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아주 심각한 질문입니다.
디지털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싸움에서, 이제는 실제 총성이 오가는 진짜 전쟁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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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동의 화약고: 트럼프,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의 경제 붕괴
2.1. 서론: 지정학과 경제의 위험한 만남
미국, 이스라엘, 이란. 이 세 나라의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죠. 하지만 이들의 긴장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 아닙니다. 국제 유가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세계 경제 전체를 한순간에 마비시킬 수 있는 고위험 경제 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위기의 한가운데에는 예측 불가능한 두 남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복잡 미묘한 관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2.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위험한 동맹'
최근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열린 두 정상의 회담은 이들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이란에 대한 공동 전선을 과시하며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균열이 뚜렷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때로는 의견이 다르지만 해결해 나갑니다"라고 애써 포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두고 "때때로 다루기 힘든 사람일 수 있다"고 평가하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들의 입장 차이는 단순한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트럼프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하면 군사적으로 공격하겠다고 강력히 위협하면서도, 동시에 이란과의 외교적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강경 노선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지점입니다. 또한 트럼프는 미군의 폭격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이스라엘 측의 평가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입니다. 즉,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강경 노선에 100% 끌려가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매우 위험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2.3. 이란 경제의 붕괴와 민중의 분노
이 지정학적 게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안타깝게도 이란 국민들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 통화 가치 60% 폭락: 지난 6월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이란 리알화 가치는 무려 60%나 폭락했습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전에는 1달러에 70리알이었던 환율이, 지금은 1달러에 140만 리알을 넘어섰습니다. 사실상 화폐가 휴지 조각이 된 셈이죠.
- 자유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폭락에 분노한 시민들이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시위대는 '아자디(azadi)', 즉 '자유'를 외치고 있고, 보안군은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진압하고 있습니다. 밥 먹고 살기 힘들어 시작된 시위가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번지고 있는 겁니다.
2.4.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So What?)
이 갈등이 만약 전면전으로 격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마비되고, 세계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질 겁니다. 특히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중동의 불안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당장 우리의 기름값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의 일'인 셈입니다.
전 세계적인 위기에서 이제 우리 일상과 더 가까운 문제, 바로 매달 날아오는 고지서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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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신의 전기요금, 누가 올리고 있나?
3.1. 서론: 범인은 데이터센터가 아니다?
요즘 전기요금이 왜 이렇게 오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거 다 AI 데이터센터 때문이라며?"라고 답합니다.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AI가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다는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이것이 진실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의 본질은 훨씬 더 복잡하고 구조적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전기요금 고지서 뒤에 숨겨진 진짜 범인들을 하나씩 밝혀보겠습니다.
3.2. 전기요금 인상의 진짜 원인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데에는 크게 네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 연료비 상승: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천연가스 가격 급등입니다. 발전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가 오르니 전기요금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었던 거죠.
- 막대한 인프라 투자: 낡은 전력망을 교체하고 새로운 발전소를 짓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갑니다. 미국 전력 회사들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무려 1.1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40조 원을 인프라에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비용은? 네, 결국 우리 같은 소비자들이 나눠서 내야 합니다.
-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갈수록 잦아지는 폭풍, 산불 같은 재난도 전기요금을 올리는 주범입니다. 망가진 전봇대와 송전선을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고스란히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근 요금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산불 예방 및 보험 비용이었습니다.
- 주 정부의 정책: 의외의 복병은 바로 정부 정책입니다. 일부 주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에너지원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한 전력회사 CEO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용을 주도하는 것은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많은 경우 주 정부의 정책입니다."
3.3. 서민들의 고통과 정치적 파장
전기요금 인상은 단순히 돈 몇 푼 더 내는 문제가 아닙니다. 서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합니다. 한 시민은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용 조명을 켜는 것을 포기했다며, "지금은 그게 사치"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지아 주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현직 공화당 위원 2명이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는 다가오는 2026년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3.4.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So What?)
미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연료비 급등, 낡은 인프라 교체 등 우리가 마주한 구조적인 문제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청구서에 숫자로 찍혀서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계속 감당해야 할 장기적인 추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건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은 미국이 겪는 것과 똑같은 구조적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로의 대대적인 전환 압박, 수십 년 된 노후 인프라 교체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비용, 그리고 지정학적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된 높은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까지. 미국의 오늘은 정확히 한국의 내일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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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오늘 세 가지 주제를 살펴봤습니다. AI 패권을 잡기 위한 조 단위의 베팅,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우리 지갑을 위협하는 전기요금 인상의 비밀까지.
결국 인공지능이든, 전쟁이든, 우리가 쓰는 전기든,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모든 것에는 비용이 따르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조PD의 글로벌 경제',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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